삼성전기: 작은 부품 안에 담긴 거대한 세계
MLCC·카메라모듈·FC-BGA — 스마트폰에서 AI 서버까지, 50년 전자부품 제국의 현재와 미래

삼성전기 — 1973년 설립, 2024년 창사 최초로 매출 10조 원을 돌파한 글로벌 전자부품 강자
기업 개요
| 종목명 | 삼성전기 주식회사 (Samsung Electro-Mechanics) |
| 종목코드 | 009150 (KOSPI) |
| 설립 | 1973년 8월 8일 |
| 상장 | 1979년 2월 (한국거래소) |
| 대표이사 | 장덕현 (2022년 선임, 2025년 유임) |
| 본사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로 150 |
| 주요 생산기지 | 수원·세종·부산 (국내) / 베트남·중국·필리핀 (해외) |
| 주요 사업 | 컴포넌트(MLCC 등), 패키지솔루션(FC-BGA 기판), 광학솔루션(카메라모듈·통신모듈) |
| 2024 매출 | 10조 2,941억원 (창사 최초 매출 10조 돌파) |
| 시가총액 | 약 16~18조원 (KOSPI 대형주) |
| 그룹 |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전자 지분 약 23%) |
창업 히스토리 — 산요의 기술을 빌려 세계 1위를 만들다
1974년 수원 삼성전자단지 전경. 삼성과 일본 산요의 합작공장임을 알리는 간판이 걸려 있다. (출처: 수원시)
1973년 8월 8일. 대한민국 경제가 '한강의 기적'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던 그 시절, 경기도 수원에 작은 부품 공장이 문을 열었다. 이름은 '삼성산요파츠(Samsung Sanyo Parts)'. 삼성전자와 일본의 산요전기(Sanyo Electric)가 손을 잡고 만든 합작회사였다.
창업의 배경에는 절박함이 있었다. 당시 한국의 전자산업은 외형은 성장하고 있었지만, 핵심 부품은 거의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완제품을 만드는 기술은 있어도, 그 안에 들어가는 튜너 하나, 코일 하나를 만드는 능력이 없었다. 삼성은 산요의 기술을 빌려 그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창업 첫 해인 1973년 11월, 삼성산요파츠는 대만산요에 튜너 5,000개를 수출했다. 초라해 보이는 숫자지만, 이것이 한국 전자부품 수출의 시작이었다.
이후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다. 1974년 '삼성전기파츠', 1977년 '삼성전자부품'으로 사명을 바꾸며 사업 영역을 넓혔고, 1978년에는 컬러 TV용 튜너를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979년에는 한국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며 자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1980년대는 도약의 시대였다. 일본과의 합작에서 벗어나 독자 기술력을 키우는 데 전력을 다했다. 1987년, 설립 14년 만에 현재의 이름 '삼성전기'로 사명을 최종 변경했다. 그것은 단순한 이름 바꾸기가 아니라, '일본 기술을 배끼는 회사'에서 '스스로 기술을 만드는 회사'로의 선언이었다.
1990년대, 삼성전기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PC와 전자기기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MLCC 수요가 급증했고, 삼성전기는 이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을 빠르게 추격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모바일 혁명의 파도를 타고 카메라모듈 사업에 진출해 스마트폰 시대의 핵심 부품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2024년, 창사 51년 만에 연매출 10조 원을 돌파했다. 산요의 기술을 빌려 만든 회사가 이제는 전 세계 IT 기기와 AI 서버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강자가 된 것이다.
연도별 역사
연도주요 사건
| 1973 | 삼성산요파츠(주) 설립 — 삼성전자 × 일본 산요전기 합작. 같은 해 대만산요에 튜너 5,000개 첫 수출 |
| 1977 | '삼성전자부품(주)'으로 사명 변경 |
| 1978 | 컬러 TV용 튜너 독자 개발 성공 (VHF·UHF·Doubler) |
| 1979 | 한국거래소(KRX) 주식 상장 |
| 1987 | '삼성전기(주)'로 최종 사명 변경. 독자 기술 시대 선언 |
| 1990년대 | MLCC 집중 투자 시작. 일본 무라타 추격 본격화 |
| 2000년대 | 카메라모듈 사업 진출. 스마트폰 부품사로 포지셔닝 |
| 2010년대 | MLCC 글로벌 2위(점유율 23~25%) 확고화. 반도체 기판(FC-BGA) 사업 진출 |
| 2019 | 반도체 슈퍼사이클·5G 수혜. MLCC 공급 부족으로 사상 최대 실적 |
| 2022 | 장덕현 대표 취임. AI·전장·서버 중심 체질 개선 전략 발표 |
| 2024 | 창사 최초 매출 10조 원 돌파 (10조 2,941억원). 영업이익 7,350억원 |
| 2025 | 매출 11조 3,140억원, 영업이익 9,130억원 (전년비 +24.3%). 역대 최고 실적 |
| 2026 | FC-BGA 기판 AI 서버향 수요 급증. 영업이익 1조 원 돌파 전망 |
핵심 기술 — 세 개의 사업부, 세 가지 세계

1. 컴포넌트 사업부 — MLCC, 전자부품의 쌀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 적층세라믹콘덴서)는 전류를 저장하고 잡음을 차단하는 초소형 부품이다. 스마트폰 한 대에 약 1,000개, 전기차 한 대에 약 1만 5,000개, AI 서버 한 대에는 수만 개가 들어간다. '전자부품의 쌀'이라 불리는 이유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점유율 약 23~25%,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일본 무라타(약 40%)지만, AI 서버용 고전압·고용량 MLCC 시장에서는 삼성전기의 점유율이 약 40%로 무라타(45%)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고부가가치 시장일수록 격차가 좁혀지는 구조다.

전장(Automotive)용 MLCC — 전기차 시대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제품군
2.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 FC-BGA, AI 시대의 핵심 기판
FC-BGA(Flip Chip Ball Grid Array)는 CPU·GPU 등 고성능 반도체를 메인보드에 연결하는 고난도 패키지 기판이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엔비디아 GPU, 인텔·AMD CPU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다.
AI 투자 붐으로 FC-BGA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삼성전기의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성장의 핵심 엔진이 되고 있다. 2026년 이후 이 사업부의 고성장이 삼성전기 전체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한다.
산업용 초고용량 MLCC — AI 서버와 전기차 시대를 위한 고부가 제품군
3. 광학솔루션 사업부 — 카메라모듈, 5억 대를 찍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모듈의 핵심 공급사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단렌즈에서 멀티렌즈, 폴디드줌으로 진화할 때마다 삼성전기의 기술이 함께했다. 최근에는 XR(확장현실) 기기와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모듈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쟁 우위: 세 가지 사업부가 서로 다른 성장 주기를 가지면서도 같은 고객(삼성전자, 빅테크)을 공유한다. MLCC가 부진할 때 기판이 성장하고, 기판이 쉬어갈 때 카메라가 받쳐준다. 이 포트폴리오 효과가 삼성전기 실적의 변동성을 낮추는 핵심이다.
재무 및 최근 동향
돌파했다. 전년 대비 15.8%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7,350억원으로 11.3% 증가했다.
그러나 진짜 반전은 2025년에 일어났다. 매출 11조 3,140억원, 영업이익 9,130억원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4.3% 급증했다. AI 서버용 고전압 MLCC와 FC-BGA 기판 수요가 동시에 폭발한 결과였다.
장덕현 대표 체제에서 삼성전기는 '무엇이든 만드는 부품사'에서 '고부가 프리미엄 부품 전문사'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범용 MLCC 비중을 줄이고 AI 서버·전기차·휴머노이드용 고사양 제품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장덕현 대표는 2025년 삼성 전자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SDS 등 주요 계열사 대표가 모두 교체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유임됐다. 그룹이 그의 전략을 신뢰한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였다.
최근 주요 실적 추이
연도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영업이익률EPS
| 2021 | 9조 3,887억 | 9,408억 | 7,576억 | 10.0% | 10,344원 |
| 2022 | 9조 4,093억 | 7,655억 | 6,075억 | 8.1% | 8,283원 |
| 2023 | 8조 8,924억 | 6,605억 | 4,862억 | 7.4% | 6,628원 |
| 2024 | 10조 2,941억 | 7,350억 | 7,030억 | 7.1% | 9,580원 |
| 2025 | 11조 3,140억 | 9,130억 | 7,200억 | 8.1% | 9,820원 |
| 2026 (추정) | 12조 7,720억 | 1조 3,530~1조 5,900억 | - | 10.6~12.5% | 14,019원 |
주: 2026 추정치는 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 컨센서스 기준. 자료: 삼성전기 공시, 주요 증권사 리서치.
기업분석연구소 소장의 최종 가치평가
삼성전기는 반도체의 삼성전자, 배터리의 삼성SDI처럼 자신만의 영역에서 글로벌 2위를 지키는 '조용한 제국'이다. 화려한 완제품 브랜드는 없지만, 전 세계 스마트폰과 AI 서버의 안에 이 회사의 부품이 들어있다.
리스크 요인: IT 수요 경기 침체 시 MLCC 가격 급락 / 중국 MLCC 업체(삼성 SEMCO 경쟁사)의 저가 공세 / FC-BGA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 부담
삼성전기는 지금 이 순간, AI와 전기차라는 두 개의 물결이 동시에 밀려오는 자리에 서 있다. 그 파도를 올라탈 준비가 된 기업이다.
🔎 엔지니어링 데이터와 딥다이브 리포트 안내
삼성전기(009150)의 대면적 휘어짐 제어 방정식 수식과 고온 소성 공정의 세라믹 수율 함수, 그리고 분기별 AI 서버향 패키지 기판 매출 명세는 아래 기술 전문관에서 더욱 깊게 해부하실 수 있습니다.
🔗 [Corp Lab Tech 딥다이브 전문관의 삼성전기 원자 단위 리포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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